뿌리혹병

 

1. 증상

     혹은 지제부나 지면에 가까운 지상부 줄기에서 많이 형성되지만, 토양표면 아래 또는 토양으로부터 1m 이상의 덩굴줄기나 나뭇가지, 잎자루, 잎맥에서도 생긴다. 접목도구의 오염으로 접목부위에서 혹이 발생하는 경우도 흔히 있다. 접목부위에서 캘루스 발생이 심할 경우, 병원세균이 형성하는 혹과 외관상 구별이 어렵다. 이러한 경우에는 병원균을 분리 동정해야 알 수 있다. 혹 형성 정도는 품종, 상처의 정도, 병원균의 계통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난다. 뚜렷한 모양이 없이 불규칙하게 부풀어 있는 것, 불규칙한 모양으로 생긴 여러 개의 혹이 다발로 뭉쳐 나무 줄기를 둘러싸고 있는 큰 혹, 줄기의 특정부위에 작게 형성되어 있는 것 등 다양하다. 혹 형성 초기에는 캘루스 모양으로 나타나며 점차 커지면서 표면은 다소 말린 모양으로 갈색이나 검은색으로 된다. 여름에 뚜렷하게 생긴 혹 조직은 가을에 갈변되고 건조되어 죽은 후 포도 나무에서 떨어져 나간다. 병원균에 감염되어 혹이 생긴 포도 나무는 영양분이나 수분의 이동이 감소되어 나무의 생장이 억제된다. 또한 작고 누런 잎을 만들며 과방은 위축하여 조기에 고사한다. 이러한 영향으로 포도 나무는 겨울철의 추위 등 나쁜 환경에 민감해진다. 경우에 따라 큰 혹이 빠르게 형성되어 줄기를 완전히 둘러싸서 포도나무를 죽게 하기도 한다. 뿌리에 혹이 생기는 경우는 드물지만 병원세균에 의하여 포도뿌리는 직경 3~4㎜ 크기의 괴사된 반점이 형성된다.

 
  그림 1. 포도나무 뿌리혹병의 피해 증상

  2. 병원균
     포도나무 뿌리혹병은 Rhizobiaceae과에 속하는 병원성 Agrobacterium vitis라는 세균에 의해 발생한다. 배지상의 균총 모양은 가운데가 볼록하고 윤택이 있으며 주위가 둥근 흰색 또는 황갈색이다. 막대모양의 그람음성 세균이다. 1~6개의 주생모를 가지고 있으며 운동성이 있다. 이 세균은 병원성 계통과 비병원성 계통이 동일부위에 공존하고 있으며 2계통 모두 배지상에서 생육이 양호할 뿐만 아니라 외관상 구별이 되지 않으므로 병원성 검정에 의하여 혹 형성 유무를 확인해야 알 수 있다. Agrobacterium속 세균은 균의 종류에 따라 기주범위가 다양하다. A. vitis의 경우, 주로 포도 나무의 혹에서 분리되지만 분리지역이나 균의 계통에 따라 기주범위가 포도 나무에만 제한되어 있는 것과 포도나무에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쌍떡잎 식물에서 암종 형성을 유도하는 것이 알려져 있다.

  3. 발생생태
     포도나무 뿌리혹병은 1853년 프랑스에서 처음 보고되고, 이후 포도를 재배하는 대부분의 지역으로 확산되었다. 주로 감수성 품종이 재배되는 지역이나 동해를 입기 쉬운 지역에서 심각한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우리 나라의 경우, 안성, 천안 등지의 동해를 입기 쉬운 대립계 포도나무(거봉 등 4배체 포도)에 발생이 심하다(표1, 2). 이 지역에서 뿌리혹병 발생은 겨울철 식물체가 입는 동해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겨울동안 동해를 입은 나무의 상처를 통하여 병원균의 침입이 용이함으로 다음해에 발생이 심하게 된다. 포도나무에 혹병을 일으키는 세균은 혹, 식물체, 토양 등에서 생존이 가능하다. 특히, 뿌리혹병을 일으키는 세균은 토양 속에서 기주식물체가 없어도 토양 속에 있는 유기물을 분해하면서 10년 동안 생존할 수 있다. 세균이 토양 속에서 장기간 생존 가능하지만 뿌리혹병이 발생된 포도 나무 밑의 토양을 제외하고는 검출 불가능한 낮은 밀도로 존재한다. 포도 나무 재배포장의 토양형태나 토양조건 등이 토양내 병원균의 생존에 영향을 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세균이 서식하고 있는 토양에 포도나무를 재배할 때 곤충이나, 접목, 농작업 등에 의해 식물체에 상처가 생기면 그 식물의 상처로부터 페놀화합물질들이 흘러나온다. 이러한 물질에 의해 유인된 세균은 뿌리나 줄기의 상처를 통해 침입하여 혹을 형성한다. 혹은 주로 어린 조직이나 양분이 이동하는 조직으로 구성되어 있다. 일부의 혹 세포는 물관이나 헛물관이 분화되어 있으나 조직화되어 있지는 않아서 줄기나 뿌리의 물관부와 연결되어 있지는 않다. 암종세포가 계속 분열하여 혹이 만들어지기도 하고, 그 주위의 정상세포에 압력을 가하여 정상세포가 변형 또는 붕괴되기도 하며, 물관도 파괴되어 물과 양분이 원활하게 이동하지 못한다. 어린 혹 조직은 연하기 때문에 병원세균뿐만 아니라 부생균이나 곤충으로부터 쉽게 상처를 입는다. 이러한 2차 침입자는 혹 주변의 세포를 썩게 하고 변색시킨다. 또한 혹 표면이 파괴되면 혹 속에 있던 병원세균들이 토양으로 방출되고 그들이 물을 타고 옮겨가 다시 새로운 식물을 감염시키게 된다. 생육이 왕성한 어린 조직이 감염되면 감염부위에 생긴 1차 혹으로부터 떨어진 식물조직에 2차 혹이 생긴다. 2차 혹은 상처부위에서 생길 수도 있고 상처가 없는 위쪽의 줄기, 잎자루, 잎맥에 생길 수도 있다.

 
표 1. 주요 포도나무 재배지역의 뿌리혹병 발생현황(박 등, 2000)
구 분 안성 천안 김천 논산 옥천 영동 진천 보은
조사주수
발생주수
발생률(%)
7,945
6,835
86.1
5,426
5,120
93.9
4,817
   16
0.3
1,692
      2
0.1
1,085
  116
10.7
13,816
     10
0.1
1,089
   898
82.5
239
  10
4.2

 
표 2. 포도나무 주요 품종별 뿌리혹병 발생정도(박 등, 2000)
구 분 4배체 품종 2배체 품종
거 봉 블랙올림피아 대 봉 캠벨얼리 새단
조사주수
발생주수
발생률(%)
13,316
12,432
93.4
410
103
25.1
1,144
   421
36.8
16,129
      38
0.2
5,110
    13
0.3

  4. 방제방법
     병원균에 오염되지 않은 건전 토양에 건전 묘목을 심는 것이 가장 중요한 예방방법이다. 병원균에 오염된 토양은 4~5년간 옥수수나 곡류를 장기간 재배하는 것이 좋다. 거봉 등 4 배체의 감수성 품종을 피하고 저항성 품종을 재배해야한다. 병원세균은 상처를 통해 쉽게 침입함으로 땅 근처 부분에 상처가 생기지 않도록 특별히 주의한다. 뿌리나 줄기를 가해하는 곤충의 방제가 필요하며, 접목을 해야하는 경우에는 땅 근처 부위에 상처가 나는 것을 피하기 위해 눈접을 하는 것이 좋다. 삽목시에는 streptomycin+oxytetracyclin 750배액에 1시간 침지 후 심으면 방제효과가 있다고 한다.
  겨울철의 동해가 뿌리혹병의 발생을 크게 증가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므로 동해를 입지 않도록 볏짚 등으로 포도나무를 피복 해야한다. 포도 나무를 피복하여 월동할 경우, 흙 속에 묻는 방법에 비해 발아시기와 발아율을 높힐 수 있으며, 동해에 의한 피해감소뿐만 아니라 뿌리혹병 발생도 감소되어 포도 나무의 생육을 향상시킬 수 있다. 한편, 중부지방의 천안, 안성지역에서는 포도 나무의 동해를 방지하기 위한 수단으로 포도나무 줄기를 땅속에 묻는데, 이 과정에서 줄기에 상처가 생기지 않도록 주의해야하며, 장기적으로는 지역의 기후특성에 적합하면서도 내한성에 강한 품종으로 대체해야 할 것이다.
  일반적으로 뿌리혹병 세균에 대하여 이 세균과 유사한 길항미생물(Agrobacterium radiobacter K84)을 이용한 생물적 방제방법이 효과를 거두고 있지만 포도 나무의 뿌리혹병균에는 효과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참 고 문 헌
   
  조원대 외. 1999. 주요 작물병해 진단 및 방제. 한국농업전문학교등.
차병진 외. 1999. 포도 병해충과 생리장해 이렇게 막는다. 서원.
Park et al. 2000. Incidence of severe crown gall disease on tetraploid cultivars of grape in Korea. Plant Pathol. J.